ARTIST 정이지(Jeong Yi Ji)
ARTWORK 낮잠
EDITION 2022
MATERIAL oil on canvas
SIZE 45.5x5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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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지 | Jeong Yi Ji
정이지는 사람들에 대한 사적이고 친밀한 감정, 낭만적인 분위기와 여운을 적확한 붓질로 그린다.
나의 작업은 생을 통틀어 수행하는 하나의 프로젝트이다.
눈으로 본 중요한 장면들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는데,
대부분 나랑 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느낀 주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종종 그들의 내면에서 나와 같은 부분을 발견하고, 그들을 통해서 나를 새로 알게 되고,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거나 꾸는 꿈이 비슷하다고 느끼곤 한다. 그런 찰나의 느낌을 그림으로 기념하고 싶다.
대화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거나, 식사를 하거나, 차를 타고 어딘가로 달려가면서도 내가 지금을 기억하도록
잠시 멈추어 달라 부탁하면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는 이들을 나는 사진으로 찍거나 그림으로 그린다.
삶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이러한 순간들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을 그린다.
주로 눈으로 보았던 장면을 그리지만 누군가를 깊이 알게 되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어
현실에서 재현하고 그 간극을 그림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림들을 모아 놓고 보았을 때 긴 시간을 들여 찍은 다큐멘터리처럼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청년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전부 그림으로 담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그림에 담으려 하는 사적이고 친밀한 감정, 낭만적인 분위기와 여운은 그들과 나 서로 간의 깊은 존중과 애정,
그리고 스스로의 존재를 긍정하려는 각자의 끊임없는 분투에 대한 응원에서 비롯된다.
때로는 정물이나 풍경을 그리는데 그 자체에 대한 관심 보다는
그것이 나에게 사람들 간의 어떤 관계 혹은 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몇번의 휘두름으로 볕과 그늘, 여러가지 다른 질감, 인물의 인상,
대기와 시간대를 만들어 내는 그리기의 즐거움 또한 그림을 지속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각각의 장면들이 꼭 그림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언어적인 논리가 아니라 그리기 방식으로 설득되었으면 한다.
붓을 움직이고, 캔버스를 쓰다듬고, 물감의 농도를 조절해 번지거나 맺히게 한 모양새로
그 장면이 그림이 되어야 했던 이유가 설명되길 바라며 그린다.
또한 그림을 단숨에 그리길, 혹은 그렇게 그린 듯이 보이길,
그래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이 생기길 바라며 생략과 변형을 통해 그림의 에센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 정이지 작가노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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