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떨어지고, 나아가는 [I shall fall like a butterfly and be shaped]

JU YU JIN SOLO EXHIBITION

2024. 9. 26 - 11. 03 (전시연장)  *무료입장

부산시 기장군 기장해안로 268-32, 아난티타운 오브제후드 갤러리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바다와 나비> 1939, 김기림 詩 -    


  새파란 바다로 나비 한 마리가 너풀너풀 날아든다. 푸른 청무우밭인줄 알았으나 바다임을 알게 된 나비는 들이치는 파도에 날개가 젖은 채 힘겹게 육지로 돌아온다. 이것은 나비가 바다를 건너지 못한 실패로 볼 수도 있으나 바다를 건너지 못한 것에 대한 결과보다는 되돌아오는 모습, 과정을 비추고 있어 실패보다는 추락에 가깝다. 나비의 추락, 추락은 어떤 의미이자 존재일까?    


  주유진 작가는 수목장에서 나비를 마주하고 몽상이 시작되었다. 그는 나비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묘사하는 것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나비의 궤도에 대해 집중하였고 김기림의 시를 만나며 나비의 추락에서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고 추락의 모습을 탐구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추락은 하나의 상태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어떠한 곳에 도달하거나 독자적인 개체로 거듭하기 위한 과정 속에 놓인 상태이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주유진 작가는 나비가 행하는 미지의 여정을 통해 삶의 여러 조각들 중 깨닫지 못했던 추락과 여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두 가지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모두 머물러있는 상태가 아닌 진행되어온/진행 될 과정 속에 있으며 우리 삶 속에서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또 다른 출발점이 반복되는 구간이라는 점이다. 김기림 시에 등장하는 나비가 바다로 향하지 않았더라면, 바다로 날아가 몸이 젖은 채 돌아오는 궤적을 그려보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추락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는 나비와 마찬가지로 팔랑이며 떨어지는 모습을 추락에 빗대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추락이라는 상태를 깨닫기 위해서는 그 속에서 도태되는 것이 아닌 미지의 여정을 통해 멀어지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오브제후드에서 진행되는 주유진 작가 개인전 <나비처럼 떨어지고 나아가는> 은 작가가 여태 그려온 고독과 실존의 풍경에서 확장되어 우리 삶 속에서 겪어나가는 어려움과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추락과 여정이라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인간을 나비에 빗대어 인생에서 반복되는 기쁨과 좌절에 대해서 작품을 통해 시각화하여 전달한다. 소품사이즈부터 120호 작품까지 총 33점의 신작을 통해 자신의 혹은 타인의 추락과 여정을 살펴보고 성장하며 변태하고 있는 모습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글 큐레이터 신가영


 <The Sea and the Butterfly> by Kirim Kim (1939)

No one ever told him about the water’s depth.

The white butterfly did not know how to fear the sea.


Thinking it a field of blue radish leaves, he descended.

Young wings drenched in the waves,

he returns, exhausted like a princess.


In March, no flowers blossomed on the sea beneath the moon.

The grieving butterfly’s waist felt cold with the pale crescent.



A butterfly flutters into the deep blue sea, mistaking it for a field of blue radish leaves. Upon realizing it's the ocean, the butterfly returns to shore, wings drenched from the crashing waves. While this might look like a failure to cross the sea, it actually reflects the journey back—a descent rather than a failure. The butterfly's descent; what does this descent mean?


When Yu Jin Ju spotted a butterfly in a tree nursery, it inspired a reverie. Instead of focusing on the butterfly's intricate details, she chose to concentrate on its trajectory. Inspired by Kirim Kim’s poem, she embarks on a journey to explore the human experience within the butterfly’s fall. Descent is not merely a state of being; it is a process of reaching a destination or transforming into an independent entity.


In this solo exhibition, the artist seeks to unveil the overlooked descents and journeys of life, as illustrated by the butterfly's mysterious voyage. The commonality among these themes lies in their dynamic nature; they flourish not in stagnation but in ongoing processes—repeated starting points for becoming better beings in our lives. If the butterfly in Kim’s poem hadn’t flown into the sea and returned drenched, it would not have recognized its own fall. The artist likens the butterfly’s fluttering descent to a state of falling that anyone can experience. To truly understand this state, one must cultivate the insight to see oneself objectively through the journey into the unknown, rather than becoming ensnared in that experience.


Yu Jin Ju’s solo exhibition, I shall fall like a butterfly and be shaped, at Objecthood expands on her explorations of solitude and existential landscapes. It addresses the difficulties and processes we encounter in life through the keywords of descent and journey. By paralleling humanity with the butterfly, the exhibition captures the recurring joys and frustrations of life, featuring 33 new works of varying sizes. It invites viewers to contemplate on their own or others’ falls and journeys, fostering growth and transformation from a step back. 

ARTIST

ART WORK

EXHIBITION

운영시간

월 - 일 : 11:00 - 20:00 (휴관일 없음)

월,화,수,목 : 13:00 - 14:00 (점심시간)

*운영시간은 전시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입장료 안내

 무료 관람

 *전시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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